'2004년의 기적'을 재현하려던 그리스의 희망이 독일전 4-2 패배로 사라졌다. 반면, '전차군단' 독일은 조별리그서부터 '4연승'을 구가하면서 UEFA 유로 2012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독일은 전반 39분에 필립 람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전 킥오프 10분 만에 그리스의 기오르고스 사마라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이후 요아힘 뢰브 사단은 자미 케디라와 미로슬라프 클로제, 마르코 로이스의 연속골로 더욱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그리스는 경기종료 직전에 드미트리스 살핀기디스의 PK골로 두 점 차 패배를 당했다.
이번 유로에서 16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독일은 이날 승리로 '메이저대회 15연승'의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뢰브호'는 하늘을 찌를 듯한 자신감으로 다음주 목요일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준결승전 (v 잉글랜드 혹은 이탈리아)에 임한다.
반면 그리스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기오르고스 카라구니스와 호세 홀레바스가 각각 징계로 결장했고, 레프트-백 기오르고스 차벨라스는 몸 상태가 불완전했다. 독일 출신의 감독 오토 레하겔이 대업적을 이룩한 UEFA 유로 2004 결승전 이후 대표팀이 맞은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둔 배경은 애초부터 조짐이 별로 좋지 못했다.
계속해서 이변을 연출했던 그 해 여름과 달리, 그리스 대표팀은 전반전 내내 통산 맞대결에서 승리가 없는 독일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독일의 활기찬 플레이는 양 측면에 토마스 뮐러와 루카스 포돌스키 대신 로이스와 안드레 슈얼레를, 공격에서는 마리오 고메즈 대신 클로제를 깜짝 선발로 기용한 요아힘 뢰브의 선택을 정당화했다.
젊은 측면 자원들의 속도와 활동성을 활용해 그리스의 수비진을 늘어뜨리겠다는 것이 뢰브의 의도였다. 특히, 로이스의 기용은 대성공이었다. 독일은 미할리스 시파키스가 케디라의 슈팅을 제대로 못 잡으면서 첫 번째 기회를 얻었다. 클로제가 루즈볼을 재차 슛으로 연결해 골을 성공시켰지만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다. 이내 곧 독일의 선수들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올해 23세인 로이스는 벌써 한 차례 기회를 무산시킨 전반전 중반에 클로제와의 매끄러운 연계플레이로 메수트 외질에게 공간을 열어줬지만 시파키스가 선방했다. 그 다음으로 클로제와 로이스의 실축이 있었지만, 마침내 람이 자신의 A매치 5호 골 (90경기)로 1-0을 만들었다. 상대편 골대 25미터 거리에서 외질의 패스를 받은 람은 안쪽 돌파 이후 감아 찬 슈팅으로 먼 쪽 포스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조별리그에서 매 경기 뒤늦게 발동이 걸린 그리스는 이날 역시 후반전 시작과 함께 활기를 띠었다. 그리고 살핀기디스의 낮게 깔리는 패스를 사라마스가 제롬 보아텡에 앞서 처리하면서 1-1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스는 폴란드와의 개막전 때와 유사한 흐름을 탔지만 '균형 상태'는 오래 못 갔다. 독일은 실점 6분 만에 보아텡의 우측면 크로스를 노 마크 상태의 케디라가 대포알 발리 슛으로 팀에게 재차 리드를 선사했다. '전차군단'은 잠시 뒤에 클로제가 그리스의 키리야코스 파파도풀로스와의 공중전에서 승리하며 추가골을 넣었다.
로이스는 클로제의 슈팅이 시파키스에 막힌 직후 리바운드 슈팅으로 팀의 네 번째 골의 주인공이 됐다. 사실상 탈락이 확정된 그리스는 살핀기디스가 보아텡의 핸들링 반칙으로 얻은 PK를 침착히 성공시키며 마지막 순간까지 자국 팬들을 위해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