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 포르투 1-0 SC 브라가
(팔카오, 전 44)
더블린 아레나, 더블린
제 1회 UEFA 유로파리그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예상하지 않았던 팀이 강호들을 연파하며 전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팀은 유럽 강호 FC 포르투였고, 결국 브라가는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반면, '골리앗' FC 포르투는 경험과 전력 모든 면에서 열세에 놓여 있던 '피라미' SC 브라가가 시도한 슈팅을 모두 막아낸 뒤 팔카오가 결승골을 터뜨려 유럽 무대 정상에 올랐다.
악토베에서 마데이라까지, 유럽축구연맹에 소속된 53개국 194팀이 제 2회 UEFA 유로파리그 패권을 놓고 열띤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까지 남은 것은 단지 47km 떨어진 곳에 연고를 둔 두 포르투갈 클럽 포르투와 브라가였다. 게다가 십대에 불과했던 안드레 비야스-보아스 감독이 축구 인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당시 포르투에서 뛰고 있던 현 브라가 감독 도밍고스 파시엔시아 감독에 관한 편지 한 장 때문이었던 만큼, 결승전에 나선 두 팀의 인연은 각별했다.
그러나 지리적으로나 개인적인 인연으로나 매우 가까운 두 팀 포르투와 브라가가 걸어온 길은 매우 달랐다. 결승전 장소인 더블린에 입성한 포르투는 그들의 포르투갈 북부 라이벌 브라가와 131번 격돌해 92번 승리했고, 이중에는 이번 시즌에 거둔 2승도 포함되어 있었다. 포르투는 무패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며 25번째 포르투갈 리그 우승컵을 거머쥔 것이다. 반면, '아르세날리스타스'라는 별칭으로 불리우는 브라가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라곤 포르투갈 컵이 전부였다. 브라가는 용감하게 맞서 싸웠지만, 전반 종료를 앞두고 팔카오에게 헤딩 결승포를 허용한 이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단일 시즌 유로파리그 득점 기록을 갈아치운 팔카오의 17호 골이었다.
콜롬비아 출신의 스트라이커 팔카오는 영웅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는 강력한 상대 비야레알 CF와의 준결승전에서 위르겐 클린스만이 세운, 15년 묵은 단일 시즌 UEFA 유로파리그/UEFA 컵 개인 득점 기록을 깨뜨렸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홀로 네 골을 퍼붓고 시즌 세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한 팔카오는 5-1 대역전승을 이끈 것 이외에도 SK 라피드 빈과 FC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와의 경기에서도 해트트릭을 작렬, 절정의 득점 감각을 유감없이 뽐냈다.
드래곤스[포르투의 별칭]는 8강에서 스파르타크를 합계 10-3으로 대파해 신기록을 세운 뒤 비야레알과의 준결승전에서도 합계 7-4 대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반면 브라가의 행보는 달랐다. 브라가는 포르투에 비해 느리고, 끈질기게 결승을 향해 진군했지만 결코 덜 인상적이진 않았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해 유로파리그 32강으로 자리를 옮긴 브라가는 KKS 레흐 포츠난과 리버풀 FC, FC 디나모 키예프를 연파했고, 준결승에서는 포르투갈 라이벌 SL 벤피카를 꺾었다. 두 경기에서 원정골 우선법칙에 의해 승리한 브라가가 나머지 두 번의 토너먼트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단 한 골 덕분이었다.
브라가는 이번 시즌 유럽클럽대항전에서 인상적인 족적을 남겼다. 그들이 밟고 올라선 팀들은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그러나 또다른 강호들은 일찌감치 짐을 싸야만 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초대 대회 우승팀 아틀레티코 데 마드리드는 첫 번째 장벽인 조별리그를 넘지 못했고, 1985년 유럽 정상에 올랐던 유벤투스 역시 여섯 번이나 무승부에 그치며 정상 도전의 꿈을 접었다. 무승부가 주는 이미지는 부정적일지 모른다. 그러나 2010/11 시즌의 3-3은 1-1이라고 새롭게 해석해야 할 것이다. SSC 나폴리 혼자서만 3-3 승부를 두 번이나 이끌어 냈고, 날카로운 킬러본능으로 무장했던 에딘손 카바니는 혼자서 팀의 세 골을 몰아 넣으며 귀중한 승점 1점을 혼자 힘으로 따내기도 했다.
한동안 이번 대회의 스타는 카바니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의 소속팀 나폴리가 비야레알과의 32강전에서 패해 무너진 반면, 예열을 마친 팔카오는 그때부터 거침없이 나아갔다. 브라가는 팔카오를 봉쇄하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부었지만 그가 터뜨린 결승골은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았다. 33세 214일이란 최연소 나이로 메이저급 UEFA 클럽대항전 정상에 오른 비야스-보아스 감독은 선배 주제 무리뉴 감독의 발자취를 따라 포르투에 사상 두 번째 트레블을 선사했다. 2003년 이후 8년만에 거둔 쾌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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